‘팔짱 푼 일본. 온라인게임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횟수로 16회. 무려 10년간 세계적인 게임쇼로 군림해온 ‘도쿄게임쇼(이하 TGS)’가 지난 24일 폐막했다. 22~24일까지 사흘간 일본 도쿄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TGS에는 총 19만2411명이 다녀가 역대 최대 규모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TGS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선보인 이번 게임쇼에는 총 140여개 업체가 570여개의 게임을 출품했다. 특히 올해는 출품 타이틀 중 온라인게임이 130여개로 무려 22%를 차지해 콘솔게임이 우세했던 일본게임시장의 시류 변화를 느끼게했다. 브로드밴드 보급 5년을 맞은 일본은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있는 상황이다.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0년 일본의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약 1조9000억원 시장으로 성장. 2006년 현재의 한국시장(1조8100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콘솔제왕. 온라인시장 도전장!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E3가 대부분 콘솔게임으로 꾸려진 반면. 전통적으로 콘솔게임이 강했던 TGS는 오히려 온라인게임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의 대표적인 개발사 중 하나인 반다이남코게임스는 전시를 통해 국내 소프트맥스와 공동개발한 ‘SD건담캡슐파이터’와 빌로퍼의 ‘헬게이트: 런던’을 공개했으며 ‘데드 오어 얼라이브(DOA)’시리즈로 유명한 테크모도 ‘히어로즈 오브 애니힐레이티드 엠파이어즈’. ‘바스타드온라인’. ‘갤롭레이서 온라인’. ‘몬스터 팜 온라인’. 국내 드림익스큐션의 FPS ‘워록’ 등 5개의 온라인게임을 무더기로 선보였다. 이밖에도 일레븐업이 ‘진삼국무쌍BB’. 사쿠라인터넷이 ‘던전앤드래곤 온라인’ 등 퍼블리싱 게임을 내보였다. 아직은 ‘라그나로크 온라인’. ‘리니지2’. ‘팡야’ 등 국내 온라인게임이 일본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일본개발사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온라인게임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그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NHN재팬의 천양현 대표는 “일본업체가 국내에 비해 온라인게임 운영능력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일단 궤도에 오르면 탄탄한 개발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무섭게 치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업체의 일본전략은 성공한 국내게임의 이식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홀에 모여있던 NHN재팬. 네오위즈재팬. 싸이칸엔터테인먼트. 네츠 등 국내업체 부스는 다양한 게임라인업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캐릭터나 그래픽 하나만으로도 일본유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유저들의 눈높이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제2의 ‘라그나로크’는 누구?
그렇다면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온라인게임 시장을 잡기위해 국내업체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국내에서는 2000년9월 일본에 진출한 NHN재팬을 비롯해. 엔씨재팬(2001년). 넥슨재팬(2002년). 네오위즈재팬(2002년) 등이 별도의 일본지사를 통해 회사 게임을 직접 선보이는 한편 퍼블리싱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성적표를 거두고 있는 곳은 NHN재팬. 일본한게임 2년 연속으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올해의 베스트 사이트’ 1위를 기록했으며. 9월 현재 1810만명의 회원수. 12만5000여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초반만해도 쉽고 재밌는 무료 보드게임 위주였던 일본한게임은 최근 ‘프리스타일’. ‘던전앤파이터’. ‘스페셜포스’. ‘페미스타온라인’ 등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확충. 본격적인 온라인게임 시장 장악에 들어갔다. 이번 TGS 기간 동안에도 일본 Q엔터테인먼트의 ‘메테오스 온라인’. ‘엔젤러브 온라인’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160개에 달하는 게임라인업을 마련했다. NHN재팬 모리카와 아키라 부사장은 “페미스타온라인처럼 일본 유명 패키지게임을 온라인화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시장에서 월매출 4억3000만엔(약 35억원)을 돌파하며. 2002년 대비 1000% 성장률을 기록한 엔씨재팬 역시 일본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이사는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리니지2’를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잇는 차세대 대표타이틀로 키워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리니지2’ 단일 타이틀로 500억원 이상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일본 오사카에 있는 개발스튜디오 엔씨소프트재팬을 통해 로컬콘텐츠 전략도 확충할 예정이다. 이 이사는 “오사카스튜디오가 일본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개발 등 향후 전략을 수행하는 핵심축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 박효실기자 gag11@